아침 백련산에서 064 -
日月, 男女
해뜨면 달은 져야 하는 숙명
아니, 숙명으로 섬겨온 허구
그 질긴 숙명의 모진 강 건너
오늘은 동이 붉어오르는데도
서천 높이 오연한 달 훤하다
남자는 해 여자는 달이라니,
아주 오랜 옛날에 남성들이
조작한 이 얼척없는 상징이
사실은 폭력의 요람이었다
그 복제판이 더 천박스럽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유행가로 우리 안에 스몄다
문학과 예술의 본령은 모든
기득권과 허구에 맞서는 것
남자는 해 여자는 달이라는
모든 문학을 지우기로 했다.
20180306 이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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