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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목록이 아이들 책 읽기 기피하게 만들어
권장도서 목록이 아이들 책 읽기 기피하게 만들어
  • 이향원(국내 총괄 보도차장)
  • 2023.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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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목록이 아이들 책 읽기 기피하게 만들어
권장도서 목록이 아이들 책 읽기 기피하게 만들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대상으로 독서동기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학년으로 갈수록 읽기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고, 귀찮다고 느끼는 부정적인 정서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1(목) 방송된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에서는 한국인들이 독서량과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최초의 시기인 초등학교 5학년을 주목한 2부 ‘초등 5학년, 왜 책이 싫어졌을까?’를 방송했다.

방송은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전체 천 오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서동기검사 결과를 집중 조명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62%, 비자발적으로 책 읽어

먼저 ‘학년별 읽기 흥미도’는 5점 기준일 때, 4학년일 때 3.12점에서 5학년일 때 2.95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6학년일 때에는 2.61점으로 떨어져,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흥미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대상 : 전국 초등 4~6학년 695명)

반대로 책 읽기를 귀찮다고 느끼는 부정적인 정서는 4학년일 때 2.34점에서 5학년일 때 2.49점, 그리고 6학년 일 때 3.02점으로 5학년부터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는 책을 자발적으로 읽는가?’란 문항에 읽기 동기 부족이 37.37%, 무동기가 25.25%로 전체 응답자의 62%가 자발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대상 : 초등학교 4~6학년 497명)

고학년이 될수록 독서에 대한 아이들이 느끼는 자율성 침해 정도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 활동에서 자율성이 침해된 적이 있는가?’ 라는 문항에 4학년일 때 2.00이던 점수는 5학년 때 2.15점. 6학년 때 2.25점으로 높아지며 5학년부터 자율성 침해 정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대상 : 전국 초등 4~6학년 695명, 5점 기준) 방송에서는 자율성 욕구가 좌절되는 고학년이 될수록 읽기 흥미 또한 급격하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언급했다.

독서 권장을 위해 외적 보상 효과적이지 않아

방송에서는 학생들의 읽기를 독려하기 위해 ‘보상’이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한 실험이 담겼다.

제작진은 백운초등학교 5학년 한 교실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학생 3명에게 보상을 주는 ‘리딩스타’ 선발대회를 3주 간 진행했다.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기 위해 긴 글 대신 글이 적은 책을 빨리 그리고 많이 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오래되지 않아 책 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보상을 포기하고 책을 읽는 아이들의 경우 시간에 쫓기지 않고 더 긴 글의 책을 읽거나, 즐겁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아이들이 보상받기를 대거 포기한 4회차 이후로 책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학년별 권장도서가 독서 동기 감소시켜

나아가 방송은 학년별 권장도서가 아이들의 독서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학년별 권장도서 목록을 추출해 난도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에서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책을 사회적으로 권장하고 있음이 발견했다.

3~4학년을 권장도서 중 어떤 책은 텍스트 난도가 중3 평균 문해력 수준에 달했고, 오히려 5~6학년 책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일부 권장도서의 경우 3~4학년의 평균 문해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조차 읽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텍스트를 살펴보면 형식만 동화책일 뿐 중학생 수준의 어려운 단어가 설명 없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권장도서는 실패감만 쌓이게 해, 독서 동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습의 수단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독서 이뤄져야

이 밖에도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 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방안도 다뤘다.

필사 과제를 수행하는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가치와 필요성을 미리 설명하면, 아이들이 더욱 필사에 집중하고 다시 필사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통해 책 읽기의 의미와 가치를 내재화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리딩 스타’ 프로그램과, ‘즐거움을 위한 읽기’ 교육 과정을 소개해 성공과 학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독서가 이뤄져야 함을 이야기했다.

아이의 독서 흥미도를 높일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본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오는 9월 6일(수)에는 20대 ~ 70대까지 모든 연령대를 만나 ‘독서인생그래프’를 그려보고 우리가 왜 읽지 않는지를 낱낱이 분석한 3부 ‘나는 왜 읽지 않는가’를 방송한다.

한편, <책맹인류> 제작진은 더 즐겁게, 더 많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지난 31일 방송에서 사용된 읽기동기검사 홈페이지(yourliteracy.co.kr)를 공개했다. 초등학교 전 학년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검사 후 본인의 읽기 동기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EBS 다큐멘터리 K <책맹인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권장도서 목록이 책 읽기 기피하게 만들었다는 소식에 놀라워 했다. 이제는 학습의 수단이 아닌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독서 분위기와 수준에 맞는 책을 통한 독서가 될 수 있게 해보겠다고 전했다.

작성자 : ENB교육뉴스방송(국내 총괄 보도차장 이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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