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아침 백련산에서 100 -
마담샹송 김주연
간밤 비바람 얼마나 거셌을까
큰나무들이 제 몸 이겨내느라
잔가지들 수북히 꺾어내려도
저기 저 바람단지 여린 고춧대
바람에 가지 하나 내주지 않고
흰꽃 피워서 환한 아침이구나
비안개에 잠겨 고요한 백련숲
그 길을 걸어 깊이 젖어가는데
어제 아침 빗속 신사동 플협에
낮게 흐르던 아코디언과 샹송,
그 노래 이 아침 새로 적시누나
흰꽃 같은 이야기는 아련한데
아코디언이 먼저 와 귀를 열면
이윽고 노래가 가슴에 스미네
육백몇날을 세계 곳곳 떠돌던
푸진 노래는 잘 익어서 돌아와
안개처럼 스며서 눈물지는데
소녀의 풋사랑은 갈 곳을 잃어
쉰몇 해를 살도록 가슴에 삭아
저리 애잔한 얘기꽃 피는구나
2018 06 27 이수 作
작성자 : ENB NEWS 교육뉴스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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