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백련산에서 071 -
문상(問喪)
꽃봄 시샘하는 것인지
뼈가 시리는 새벽바람
겨우 내민 싹이 짠하다
고사목 넘어진 자리에
삭정이 어지럽게 널려
이른 아침 숲은 초상집
더러 폭풍에 생나무가
넘어져 가슴 아프지만
나무들도 세월에 진다
어젯밤 연대 장례식장
영상에 흐르는 고인들
보자니 세월에 지는 길
다들 편안해 보였지만
꽃같이 젊은 한 여자는
상제가 부모와 여동생
하, 짠해서 눈물이 났다
문상을 하고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그밤
죽음을 둘러싸고 숱한
삶들이 저마다 흘렀다.
2018 03 20 이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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