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아침 홍제천에서 -
[인연 因緣 2]
바람 불어
나뭇잎 흔들린다
인연이다
옷깃만 스치는
인연도 오백 겁이다
천지개벽하는 시간이
한 겁이라니
얼마나 겁나는 인연이냐
나고 죽는 생멸生滅도
다 인연이다
인연은 돌고도는 것,
생멸은 다 공空이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이어니
피아彼我의 분별이
무슨 부질 있겠느뇨
냇물이 쉼없이 흐르듯
나도 날마다 흐른다
꿈조차 흘러간다
냇물은 바다에 닿겠지만
나는 너에게 가서 닿고 싶다
붉게 타 흐를 이 가을
우리 마음을 나눈다면
만 겁의 인연이다
2018 09 18 이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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