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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죽었는데, 왜 바뀌지 않습니까?
학생이 죽었는데, 왜 바뀌지 않습니까?
  • 김효정(총괄 편집국장)
  • 2018.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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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의 기자회견
전교조의 기자회견

현장실습 중 사망한 이민호 학생의 사고가 발생한지 140일째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 참담한 비극에 대하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가 완료되었어야 할 시점이다. 민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아달라며 유족이 청와대 앞에 가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장례식장에 조문 왔던 국회의원을 찾아가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이미 사회 시스템에 의해 후속조치가 진행되고 완료되었어야 할 시점이다. 후속조치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서 부모의 고통은 속이 타들어가다 못해 급기야 응급실까지 찾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유족의 상경일정 이전에는 ㈜제이크리에이션의 공장재가동과 관련한 현장 방문 설명이 불가하다고 고수하던 노동부는 유족의 상경일정 이후 태도를 바꾸어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3월 20일 오후2시 ㈜제이크리에이션 현장에 방문했다. 방문 결과에 대한 유족과 대책위의 입장은 “총체적으로 부실한 특별감독, 재발방지에 대한 노동부의 의지 없음, 여전한 불통행정”으로 요약된다.

현장 방문 전, 대책위에서 공장재가동 심의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노동부에서는 열람은 가능하되 제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라 대책위가 노동부에 방문하여 공장재가동 회의록과 회의결과의 열람을 요구했지만 ‘회의 결과록은 없다. 회의 자료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등의 상식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故이민호 학생의 사망사고 전에 발생했던 산업재해(갈비뼈 타박상)에 대하여 산업재해 통계로 집계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산업재해로 되었을 겁니다, 되었겠죠’라면서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제이크리에이션 현장을 방문하였을 당시이다. 사고 발생이전부터 있었던 해당 기계의 잦은 고장에 대한 원인 분석이 누락되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대한 자체 안전점검 조차 미 실시된 상황에서 공장 재가동이 승인되고 현재도 생수가 생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대재해 재발방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재해의 경우 국민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구조적 문제까지 도출시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노동행정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일방적이다 못해 강압적인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교육부가 2월 22일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현장실습 개선안은 실질적으로 조기취업의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온존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안전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역시 직업계고 3학년 학생들에게 온전한 교육의 기회를 되돌려 주는 방안이 아니며, 여전히 직업계고 3학년 학생들을 저임금 노동력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증거가 바로 故이민호 학생의 죽음이다. 현장실습사업장에서 학생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특별감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발생에 대한 진실규명은커녕 노동부의 사후 재발방지에 관한 관리감독기능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현장의 상황이 이럴진대 노동부에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추천받은들 그곳이 안전한 기업이라는 것을 누가 어떻게 보장하고 책임질 것인가.

왜 교육부와 교육청은 또다시 죽음의 현장에 학생들을 내보내려고 하는 것인가!

제주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은 故이민호 학생 사망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 안전의 문제로 소중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슬픔과 자괴감이 매우 크다’면서 안전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진심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의 행보는 당시의 약속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현장실습 선도기업’의 안전을 교육청에서 책임질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려라! 3월 30일 계획하고 있는 교육청 주관 토론회의 추진을 중단하고 대책위가 요구한 “고등학생을 노동력 제공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주도교육청 현장실습제도개선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유족이 바라는 것은 다시는 민호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자는 것, 민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명확한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자는 것 뿐이다.

고용노동부는 ㈜제이크리에이션에 대한 특별감독 사후관리와 공장재가동 심의에 대한 진행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부실한 감독에 대한 재조사와 사후조치를 철저히 하라! 깜깜이 의결로 결정된 공장재가동 심의에 대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죽음의 현장을 멈추기 위한 관리감독청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라!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부디 민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아주십시오.

죽음의 작업 현장과 학생을 죽음의 현장으로 내모는 현장실습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하며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학생들과 학부모님들도 또한, 뉴스에서도 개선을 하겠다며 많이 보도가 되었으나 현재 이 시점에서는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부디 실질적인 개선을 해 주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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