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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남북 격차...“역동적인 한국과 성장 동력 잃은 북한”
커지는 남북 격차...“역동적인 한국과 성장 동력 잃은 북한”
  • Mickey Bae(해외 총괄 보도국장)
  • 2023.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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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주 임진각역에 세워진 이정표. 서울과 평양 까지의 거리를 표시해놓았다.
한국 파주 임진각역에 세워진 이정표. 서울과 평양 까지의 거리를 표시해놓았다.

오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휴전으로 전쟁을 중단한 남북한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고 70년이 지난 지금 모든 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VOA는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상황을 점검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정전협정 70년 후 남과 북의 모습부터 살펴보겠습니다. VOA 뉴스가 보도합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로 서로를 향한 총성과 포격이 멈추자 한국과 북한은 각각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해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같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1945년 해방 당시 일본이 남기고 간 공장과 발전소, 철도 등이 있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과 같은 남과 북. 그러나 70년이 지난 현재 남북의 상황은 정반대가 됐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한국은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한 반면 북한은 완전한 실패 국가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So all of these really put South Korea on the map as a great middle power whereas North Korea is a completely failed state.”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지난달 한국의 대외 무역액은 1천73억 달러입니다.

한국산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 철강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각국의 다양한 물품이 한국으로 수입되면서 월 무역액 1천억 달러를 넘긴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 북한의 사실상 유일한 무역국인 중국은 6월 북한과의 교역액을 1억 8천만 달러로 발표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의 무역액 격차가 500배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경제 부문에서 한국과 북한 사이에 수백, 수천 배의 격차가 나는 지표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녹취: 비행기 이착륙 효과음]

지난달 한국의 최대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에 뜨고 내린 항공기는 2만7천여 대. 탑승객 수는 458만 명에 달합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하루 1대 수준의 여객기를 띄운 북한 순안공항은 비교조차 안됩니다.

또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국내총생산(GDP)은 1조6천700억 달러. 통상 300~4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북한의 GDP는 이에 비하면 1.7% 수준입니다. 이를 토대로 한 한국의 경제규모는 전 세계 13위 수준. 북한은 100위권 밖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70년이 지난 지금 남북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Japan put a lot of its wartime industry into north into Korea to escape the bombing, and a lot of most of that almost all of it went into North and northern Korea. Northern Korea was highly industrialized at that time, compared to South Korea… South Korea was a poor agricultural area, northern Korea was pretty well industrialized. So, if you jump forward, you know, like 70 years later, it's all flip flopped.”

브라운 교수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피해 전시 산업 대부분을 한반도 북쪽, 즉 북한으로 옮겼다”며 해방 전후 시점 북한은 한국과 비교해 고도로 산업화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가난한 농업 지역이었고 북한은 산업화가 꽤 잘 된 곳이었지만 7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모든 것이 뒤집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를 기점으로 한국은 수출주도 경제개발 정책을 시행하며 다른 나라와의 격차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국의 성장이 매우 빨라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일찌감치 이룬 ‘산업화’라는 경제적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고, 1970년대부턴 한국과의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1973년 북한 대표단이 적십자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당시 북측 대표는 서울 시내 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보며 ‘저 많은 차를 동원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느냐’고 말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한국에 등록된 차량 수는 2천500만 대. 한 가정당 1대 이상 혹은 국민 2명 중 1명당 차량을 보유할 정도로 그 때보다도 차량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남북한의 경제 상황은 의식주를 비롯한 삶의 질을 바꿔놓았습니다.

1970년 이후 한국에선 굶주리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오히려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51.3kg)이 쌀 소비량을 앞지를 정도입니다.

매년 가뭄과 수해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북한과 대조적입니다.

세계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도 정전협정 70년 이후 남북이 얼마나 다른 지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지금 전 세계는 ‘코리아’의 K를 딴 ‘K팝’과 ‘K컬처’ 등 한국 문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과 한국 출신 음악 그룹인 BTS와 블랙핑크,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And even if you didn't know my name, you may know BTS and BLACKPINK. BTS beat me to the White House… Korea has produced popular series such as Squid Game.”

윤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 영화 ‘기생충’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에서 작품·감독·국제영화·각본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또 BTS와 블랙핑크는 전 세계 음악차트에서 수차례 1위를 한 음악그룹이며, ‘오징어 게임’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한국 드라마입니다.

그 밖에 여러 한국 출신 문화, 예술인들의 작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심지어 전 세계 영화와 음악 문화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에서까지 한국어로 된 영화와 노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70년 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문화와 예술을 선도하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태연구소 소장이자 한국학 프로그램 총괄자인 신기욱 교수는 21일 VOA에 과거 미국 미디어에 비춰지는 한국은 가난하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기욱 교수] “(한국은) 지금은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가 됐고, 문화적 파워도 K팝이나 K드라마를 통해 굉장히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제가 한국 정치와 사회 수업을 가르치는데요. 과거에는 주로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이유가 북한 문제라든가, 한국의 경제 성장 때문이었다면 요즘은 학생들의 거의 4분의 3 정도가 주로 K컬처, K팝이나 K드라마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말을 하거든요. 그것만 봐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북한도 전 세계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나라입니다. 다만 주로 미사일이나 핵 개발과 같은 무거운 소식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한국과는 그 이미지가 사뭇 다릅니다.

문화, 예술 분야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위상도 남다릅니다.

[녹취: 유엔총회 현장음] "Results of the vote. Number of ballot papers. 192...Republic of Korea 180. Group B Eastern European States for one seat."

한국은 지난 6월 6일 내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년동안 활동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습니다.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은 이번이 3번째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한국은 유엔과 여러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회원국”이라며 “이제는 아시아∙태평양파트너 4개국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연계되고, 주요7개국(G7)에 초청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South Korea is an active member in the United Nations and multiple international organizations, unlike North Korea, it is now part of the Asia Pacific Four which is linked to NATO, it is invited to the G7. It has anywhere between the 10th to the 12th largest economy in the world. It is a player the international stage is the only OECD nations, go from a major aid recipient in the 1950s to a major donor nations.”

이어 “세계에서 10~12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1950년대 주요 원조 수혜국에서 주요 공여국이 된 유일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중추 국가이자 민주주의의 동반자이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형성하고 지지하는 인권 옹호국가”라고 맥스웰 부대표는 밝혔습니다.

반면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 상태입니다.

특히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이 촉발한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압박 물결은 북한의 고립으로 이어졌고,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 이후 20개 이상의 나라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하고 북한과의 교역을 전격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일부 국가의 영공 통과와 착륙 불허로 취항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 러시아 2개국뿐입니다.

양국 국민이 누리는 민주주의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올해 2월 발표한 ‘2022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10점 만점에 1.08점을 받아 167개국 중 16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은 8.03점으로 24위를 기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구소련과 과거 중국, 동유럽 등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이 시행한 중앙 집권의 계획 경제 체제를 채택했다”며 “이는 잘 작동하지 않을뿐더러 경직됐으며, 제약을 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The North adopted the sort of Soviet or Chinese style centralized planned economy and that is a system that we have witnessed in both the former Soviet Union, China back in the old days and all of Eastern Europe and other communist countries. That doesn't work very well. It's rigid. It places restraints… And the result is malnutrition, starvation, economic backwardness, inability to introduce technology, and it's really a tragedy when you think about it, but this was a conscious decision that came out of the political system that was put in place at the end of World War II.”

또한 “이는 영양실조와 기아, 경제적 낙후, 기술 도입의 불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생각해 보면 정말 비극이지만 이건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 마련된 정치 체제에서 나온 고의적인 결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반면 한국은 의회 민주주의와 대통령 중심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를 구성했다며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했던 만큼 초기엔 다소 결함이 있었지만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발전시켜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입니다.

작성자 : ENB교육뉴스방송(해외 총괄 보도국장 Mickey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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