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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뻔했던 공가가 우수건축자산 등록
사라질 뻔했던 공가가 우수건축자산 등록
  • 김경호(국내 총괄 보도부장)
  • 2022.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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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뻔했던 공가가 우수건축자산 등록
사라질 뻔했던 공가가 우수건축자산 등록

대한민국 현대건축의 거목으로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사직동 주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었다. 공가였던 사직동 주택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서 빈집사업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건축물의 가치가 재조명되어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종로구 사직동 262-15번지 ‘김중업 건축가 설계 사직동 주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제12호로 등록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1983년 치과의사 박시우 주택으로 건축된 사직동 주택(대지면적 838.3㎡, 건축연면적 292.5㎡)은 근대 건축의 거장인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건축된 지상 2층, 지하 1층의 조적조 건물이며 지금도 구조 및 재료 등 초기형태가 온전히 잘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사직동 주택이 지난 1980년대 고급주택의 외관과 특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 구릉지 저층 경관과의 조화와 자연을 끌어들인 ‘경관적 가치’,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예술적 가치’ 등의 건축자산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주택에서 보이는 다각형을 활용한 평면, 원형 창과 아치의 활용, 나선형 계단, 온실 공간 등 주택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점 등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주택마감재료의 디테일과 주택조경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사직동 주택을 설계한 김중업 건축가(1922년~1988년)는 현대건축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게 사사(1952년~1954년)했으며, ‘서구 모더니즘과 한국 전통성의 융합, 은유적 조형성을 거쳐 미래주의적 디자인’에 이르는 20세기 건축사조의 층위를 축적한 건축가이자 예술가였다.

대표적으로 주한프랑스대사관, 명보극장, 서산부인과, 삼일로 빌딩, 성공회회관, 건국대학교 도서관, 유유제약 안양공장 등을 설계했고 곡선, 수직과 수평이 강조되는 직선, 온실, 자연과의 요소 등을 살린 건축적 요소가 특징이다.

사직동 주택에서도 ‘집’에 대한 건축가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다. 구석구석 잘 짜여진 이 주택은 “집이란 아름다워야 하고 내 집이라는 뜨거운 애착이 솟아오른 개성 있는 조형이어야 한다. 공간의 짜임새가 사는 사람의 혼과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는 건축가의 주택설계 철학은 물론 집주인의 집에 대한 생각과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초 사직동 주택은 서울도시주택공사에서 빈집사업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계획이었으나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이를 허물지 않고 건축자산적 가치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우수건축자산으로 신청 등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사직동 주택은 지난해 2월 빈집사업으로 매입 당시 1년 이상 공가 상태였다. 매입 이후 철거하기 전 집수리 지원사업 <걱정 말아요 집수리지원, 전시프로젝트, 2021년 10월>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면서 그 가치가 재조명되었다.

이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건축물의 가치를 살린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시로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요청했으며, 지난 3월 30일 제4차 건축자산전문위원회에서 우수건축자산 등록(안)에 대해 조건부 의결되어 등록 결정하게 되었다.

한편 ‘우수건축자산 제도’는 문화재적 지정이 아니라 ‘활용의 가치에 중심을 둔 진흥개념의 지원제도’이다.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5년 6월 시행)」에 의거, 건축문화 진흥과 지역정체성 형성에 기여할 자산을 소유주가 직접신청할 경우 등록하며 서울시는 12개소가 등록되어 있다.

우수건축자산은 역사적·예술적·경관적·사회문화적 가진 건축자산에 대해 소유자가 신청을 하면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한다. 우수건축자산(=등록건축자산)은 특성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건축법·주차장법 등의 일부 규정을 완화 적용받을 수 있으며, 관계 법령 완화는 건축허가 허가권자인 자치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된다.

관계 법령 완화 : 건폐율, 조경면적, 공개공지, 주차장 확보 등 총 24개 항목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집에 대한 건축가의 철학과 집주인의 생각이 담긴 40년 된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어 소유자에 의해 건축자산으로 신청·등록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사직동 주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환영했고 보존할 오래된 주택들이 있다면 잘 확인해 보존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빈집의 재조명일 활발해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성자 : ENB교육뉴스방송(김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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