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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연말기획: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2. 북한 핵 개발 재개와 무기 고도화
[2021 연말기획: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2. 북한 핵 개발 재개와 무기 고도화
  • Mickey Bae(해외 총괄 보도국장)
  • 2021.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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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올해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고, 신형 미사일 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미-북 대화가 장기 교착된 상황에서 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역량이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는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분야별로 돌아보는 다섯 차례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미-북 협상 교착 속 북 핵 고도화 문제를 짚어봅니다. VOA 뉴스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9월 제 65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IAEA는 여러 차례 핵 프로그램 재개와 관련한 북한의 동향을 지적했는데,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북한의 핵 활동이 다시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그로시 사무총장]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nuclear program goes full steam ahead with work on plutonium separation, enrichment uranium enrichment and other activities, which are in clear contradiction with several resolution from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플루토늄 분리와 우라늄 농축, 그리고 다른 활동 등 핵 프로그램 관련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IAEA가 공개한 북한의 구체적인 핵 관련 활동은 7월 영변 핵 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냉각수 방출을 포함한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움직임과, 이보다 앞선 2월부터 7월 초까지 5MW 원자로 인근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정황, 영변 핵 시설에서의 플루토늄 재처리 흔적 등입니다.

IAEA뿐 아니라 각국의 대북 제재 위반 등을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10월 공개한 연례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핵 시설에서의 새로운 움직임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사이 촬영된 영상을 통해 영변 핵 시설 내에서 핵과 관련된 실험의 흔적이 포착되고, 올해 5월 경수로 옆 터빈용 발전기 인근에서 열 활동이 감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수로 남쪽 부근에 원형구조물이 설치되고, 원심분리 공장에 액체질소용 유조차로 보이는 차량이 발견된 점도 주목되는 변화로 지목했습니다.

이처럼 2021년은 한동안 중단됐던 북한의 핵 관련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해로 평가됩니다.

미-북 대화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다시 활발해지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북 핵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강화된 핵 활동은 올해 초 개최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이미 예고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개발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을 전한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국가 핵 무력 건설 대업을 완성하는 것은 우리가 이상하는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 행정에서 반드시 선차적으로 점령해야 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스웨덴 외교부 산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올해 발표한 국제 군비.군축.국제안보 관련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40~50개로 추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추정치 30~40개보다 10개 늘어난 수치입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지난 7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540~550kg을 생산해 최대 25개의 우라늄 기반 핵무기를 갖고 있고, 여기에 플루토늄 기반 핵무기 10개를 더할 경우 최대 4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The first nuclear test was 2006, so 15 years ago. They had a lot of time to make it smaller. And then we had this hydrogen bomb or boosted nuclear device…”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지난 2006년 첫 핵실험을 한 만큼 이후 소형화를 추진할 시간이 15년이나 있었고, 가장 최근인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혹은 증폭핵분열탄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로 시간이 많고 또 규모가 크면서 정교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건 핵무기 소형화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선 국제사회가 북한에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생산, 핵무기 제조를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이후 동결 방법과 핵무기 폐기를 위한 이정표에 합의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북한은 올 한 해 핵과 관련된 움직임 외에도 다양한 무기체계들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북한은 1월22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3월21일 순항미사일 2발, 3월25일엔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이어 9월에는 두 번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이 발사됐는데, 이중 하나는 열차에서 발사되는 새로운 형태였고, 다른 하나는 활공형 극초음속 미사일이었습니다.

두 무기체계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것들로,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어 북한은 10월19일에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 즉 SLBM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에 유엔 안보리도 긴급회의를 개최하며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0월20일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 SLBM을 포함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se are unlawful activities. They are in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hey are unacceptable.”

특히 북한의 SLBM 시험발사를 별개로 봐선 안 된다며, 당시 발사는 “일련의 무모한 도발 중 가장 최근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1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총 8차례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의 14차례에는 못 미치지만, 전년도인 2020년의 6차례에 비해선 횟수가 더 늘어난 것입니다.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들은 대부분 단거리였습니다. 이 때문에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맺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 실험 유예 조치’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연 무기전시회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6형과 기존보다 크기가 더 커진 SLBM ‘북극성 5ㅅ형’ 등을 선보이며, 시험발사 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 개발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임을 내비쳤습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북한 도발의 특징은 무기 개발이 가속화된 반면 ICBM 등 대형 도발은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n terms of not testing ICBMs or nuclear. I think you remember his last nuclear test is what triggered unprecedented UN sanctions, number one. Number two I think there was an informal understanding with the Trump administration that seems to have continued more or less with the Biden administration.”

매닝 연구원은 ICBM이나 핵 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이들 실험이 전례 없는 유엔 제재를 불러왔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비공식 약속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무기는 실전배치 전까지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언제까지 북한의 ‘실험 유예 조치’가 이어지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선보인 점에 주목하면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주한미군 등에 대한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Just as in 2019 when they revealed five new weapons systems this year they also revealed five new systems. So they're continuing to expand and refine their capabilities for attacking South Korea and Japan, even though they haven't crossed the sort of the unofficial red line of of ICBM tests. So, you know they're continuing to develop their military capabilities to attack the U.S. and our allies. Whether it's a negotiating tactic or not, it's certainly expanding their military threats.”

5개의 새로운 (단거리) 무기체계를 개발했던 2019년처럼 북한은 올해도 5개의 새로운 체계를 선보였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비록 북한이 ICBM이라는 ‘비공식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역량은 계속 확장하고 다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상 전술이든 그렇지 않든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기 위한 군사력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다양한 무기 실험에 대해 “북한 정권은 ‘무력’을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북한에겐 단거리 미사일 발사체를 실험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North Korea is also adroit at avoiding escalation. Thus the North has done theater missile testing in the last three years but suffered essentially no serious ROK/US retaliation. The missile tests make the North appear to be empowered, leading many in the ROK to conclude that the North Korean military is superior to the ROK military.”

베넷 선임연구원은 특히 북한은 긴장이 고조되는 걸 피하는 데 능하다며 “지난 3년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지만 본질적으로 심각한 미국과 한국의 보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한에 (단거리 발사체 실험에 대한) 권한이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만들고, 한국인 등에게 북한의 군사력이 한국 군보다 더 우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입니다.

작성자 : ENB교육뉴스방송(Mickey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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